파크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를 읽은 40대 남자의 독서감상문
『향수』는 젊은 시절부터 유명한 작품으로 알고 있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미뤄 두었던 책이었다. 사람들은 이 작품을 가리켜 ‘냄새에 대한 소설’이라고도 했고, 한편으로는 ‘광기의 이야기’라고도 했다.
40대가 되고 나니, 삶을 감각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단순한 시각적 정보나 논리적인 사고만으로는 세상을 다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향기 하나에도 감정이 흔들리고, 기억이 되살아나며,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향수』는 그런 감각의 세계를 문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라기에 흥미가 생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완벽한 향수를 만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남자’라는 설정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광기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인간은 어디까지 욕망을 추구할 수 있는 존재인가? 이런 질문들을 떠올리며 책을 펼쳤다.
『향수』 독후감
- 도서 정보
- 제목: 향수 (원제: Das Parfum)
-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
- 출판사: 열린책들
- 출판연도: 1985년 (한국어 번역본 출간: 2000년대)
- 독서 날짜: (사용자가 원하는 날짜 입력 가능)
- 독후감 작성일: (사용자가 원하는 날짜 입력 가능)
줄거리 요약
이야기의 주인공은 장바티스트 그루누이라는 남자다. 그는 18세기 프랑스의 악취가 가득한 가난한 시장에서 태어난다. 태어날 때부터 버려진 그는 비참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는다.
그러나 그는 보통 인간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후각이 비범하게 발달하여, 세상의 모든 냄새를 구별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타고났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에게는 아무런 체취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루누이는 향수를 만드는 장인이 되며,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향기를 만들겠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그 향기는 다름 아닌 젊고 순수한 소녀들의 향기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는 완벽한 향수를 만들기 위해 소녀들을 살해하고, 그들의 체취를 추출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다.
결국 그는 체포되지만, 그의 향수를 맡은 사람들은 그를 신격화하고 용서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자신이 만든 향수로 인해 군중의 광적인 사랑을 받게 되자 오히려 깊은 허무에 빠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향수를 뿌리고 스스로를 희생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책을 읽고 난 후의 생각과 느낌
40대의 시선으로 이 책을 읽으니, 단순한 범죄 소설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소외감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 더욱 강하게 다가왔다.
① 인간은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그루누이는 자신의 후각이 비범한 것을 알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의 향기가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이는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 라는 철학적 질문과 연결된다.
현대 사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고민한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직업, 가족, 인간관계 등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지만, 그 속에서 ‘진짜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루누이는 ‘완벽한 향기’를 통해 존재를 증명하려 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를 더욱 공허하게 만들었다. 이 점에서 나는 현대인들이 성공이나 명예, 부를 추구하면서도 내면적으로 허무함을 느끼는 모습과 겹쳐 보았다.
② 냄새는 감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일상에서 냄새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하지만 특정한 향기는 강렬한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어릴 적 부모님의 체취, 첫사랑의 향수 냄새, 낡은 책에서 나는 종이 냄새 같은 것들은 단순한 후각적 경험이 아니라 감정과 얽혀 있다. 그루누이가 냄새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찾으려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18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점이다. 당시 유럽은 위생 개념이 부족해 악취가 심한 시대였다. 그런 환경 속에서 ‘완벽한 향기’를 추구하는 그루누이의 강박은 더욱 극단적으로 보인다.
③ 완벽함을 추구할수록 인간은 고독해진다
그루누이는 냄새를 통해 인간을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가졌다. 그러나 그는 누구와도 진정한 관계를 맺지 못했다.
결국 그가 마지막에 자신을 희생하는 장면은, 완벽한 존재가 되었을 때 인간은 오히려 더 외로워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했다. 성공과 성취가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향수』를 통해 얻은 깨달음
이 책을 읽으며 몇 가지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 인간의 정체성은 감각과 연결되어 있다.
- 우리는 보통 생각과 이성으로 정체성을 찾는다고 생각하지만, 감각 역시 우리의 존재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깨달았다.
-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 반드시 행복을 의미하지 않는다.
- 그루누이는 ‘완벽한 향기’를 만들었지만, 그것이 그를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우리가 인생에서 추구하는 목표가 정말 우리를 만족시킬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 타인의 인정을 받는 것이 곧 자기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 사람들은 그루누이의 향수를 맡고 그를 신처럼 떠받들었지만, 그는 그것을 진정한 행복으로 느끼지 못했다. 타인의 인정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이다.
마무리하며
『향수』는 단순한 범죄 소설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본질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작품이었다. 특히 40대가 되어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니, 젊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각자 나름의 ‘향기’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것이 사회적 성공이든, 가족이든, 꿈이든 간에 우리는 그것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때때로 허무함을 느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진정한 만족을 찾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루누이는 결국 자신이 만든 향수로 인해 소멸했다. 나는 그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나만의 향기를 찾되 그것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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